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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속 아몬드

[마쓰야마]나쯔메 소세키 소설 '봇짱',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도고온천으로 떠나는 마쓰야마

by 속 아몬드 2014. 5. 13.

2011년 7월 26일부터 6일 간 일본열도의 작은섬 시고쿠의 서북부에 위치한 에히메현을 방문했다.
사진을 좋아하는 한국청소년 12명을 데리고 일본 청소년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일년에 몇번씩 일본을 방문하다보니 여행의 설레임을 느끼기 쉽지않은데...
그렇지만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사정은 달라진다. 그게 어디로 튈지모르는 청소년들이라면(것도 12명씩이나)... 암튼, 설레고 있었다. 긴장이었나?


2011.7.26 첫날
일본 참가자 중 오사카에서 온 친구들이다. 왼쪽부터 유미코 선생님, 아즈사, 리카코, 마리모, 아스카


한국 참가자 중 안양예고 학생 3人이다. 왼쪽부터 이다애, 김지수, 김예원(실명을 밝히면 싫어하려나? 이 블로그를 확인이나 할수 있을까?ㅎㅎ)
단순비교지만, 역시 대륙의 아이들이라 골격이 일본아이들과는 다르다.ㅎ

첫째날은 간단한 환영회만... 그리고 휴식.


숙소는 마쓰야마에서 온천이 좋기로 유명한 오쿠도고호텔이다. 본관과 별관이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산 중턱에 위치해 새소리 물소리 매미소리 등등등 소리가 많은 호텔이다. 마쓰야마를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꼭 다시 머물고 싶은 호텔이다.


2011. 7. 27 둘째날



마쓰야마성으로 가는 길에 에히메 지역방송에서 우리를 취재나왔다. 인터뷰는 풍동고 김아리.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그날 저녁 에히메지역 뉴스에 나왔고 다음날 부터 일본일정 내내 우리가 어디를 가든 지역 주민들이 알아봐 주셔서 촬영회가 매우 순조로웠다.


마쓰야마성에서 만난 꼬마다.
"곤니치와~" 인사하며 사진을 찍으려하니 90도로 인사를 한다.ㅋ 꼬마는 왜 이렇게 인사했을까?
 위 사진은 2장의 연속된 사진을 하나로 합쳤다.


역시 마쓰야마성에서... 미소가 아름다운 에히메현 참가자인 시호짱이다.
한국사람이 일어를 할때 보통 H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 학생들은 "시호"를 "시오"로 발음했고, 그때마다 시호짱은 H발음을 강조하며, "나 시오(소금) 아니야~, '시호'로 불러줘!!!"
그랬다.ㅎㅎ


사진이 좀 늦게 나왔다. 위가 마쓰야마성이다. 날씨가 조금 흐려서 파란 하늘이 아닌게 아쉽다.


마쓰야마성에서 재밌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일본측에서 '나쯔메 소세끼'의 소설 <봇짱>의 두 주인공 '봇짱'과 '마돈나'를 사진모델로 데리고 온것이다. 봇짱이 좀 삭긴했다.ㅎ

암튼, '나쯔메 소세끼'가 마쓰야마 사람은 아니지만 마쓰야마의 한 중학교에서 1년간 영어선생님을 했었고,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봇짱'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마쓰야마에는 '봇짱' 속 인물을 이용한 상품이 꽤 많이 있다. 먹어보진 못했는데 마돈나 맥주도 있다고 한다.

참고로 예전 천엔 지폐 모델이 바로 '나쯔메 소세끼'였다. 지금의 모델은 '노구치 히데요'인데, 역시 소설가이다. 5천엔 지폐 모델도 여류소설가 '히구치 이치요' 인걸 보면, 일본 사람들은 우리보다 소설가를 위대하게 생각하는것 같다. 갑가지 '히구치 이치요'의 일대기를 다룬 연극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가 생각나네요. 잔잔하다가 어느새 눈물 쏙 빼는 정극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려요. 극단 미연에서 매년 겨울 올리는 듯...


마쓰야마성으로 올라갈땐 케이블카를 탔는데, 내려올때 보니 1인용 리프트가 있었다. 아이들은 겁없이 안전바도 벨트도 없는 1인용 슬로프를 선택했다. 나야 아이들 가는데로 따라갈 수 밖에... 


봇짱열차를 타고 그 유명한 도고온천이 있는 도고로 이동했다.
봇짱열차는 1888년 부터 사용된 증기기관차를 디젤기관차로 개조한 것이다. 봇짱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는 소설 속에서 봇짱이 이 열차를 타보고 "성냥갑처럼 생긴 열차"라 했는데 그때부터 봇짱열차로 불리고 있다.
  


봇짱열차를 타고 도고로 온 이유는 "도고온천"을 보기 위해서다.
내가 여길 와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센이된 불쌍한 치히로가 마녀 밑에서 노역을 하는 목욕탕이 바로 "도고온천"을 모델로 하기 때문이다. 지브리 스텝들이 도고온천을 방문하여 목욕하면서 영화속 디테일을 하나하나 완성해 갔다고 한다.

759년경에 발간된 가요집에서 당시에도 목욕탕이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1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진~~짜! 오래된 목욕탕이다. 현재의 건물은 120년 전에 새로 지은것이라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다양한 도깨비들이 이곳에 들려 목욕하고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도고온천에서 도깨비가 목욕하는걸 목격했다는 직원 및 주민들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1300년 동안 여기서 뭘 못봤겠는가? 전설의고향 귀신 시나락까먹는 소리도 1300년의 역사를 가진 목욕탕을 만나면 그것은 더이상 장난이 아닌것이다. 그동안 목욕탕에서 빠져 죽은 사람이 한둘은 아닐테니 말이다.


도고온천에서 한참을 걸어서 "이시테지"사찰에 왔다. 사찰에서 소원을 빌며 하나하나 엮었을 형형색색의 종이로 만든 '센바즈루'들을 담아봤다. '센바즈루'는 천개의 학이란 뜻으로 학을 천마리 접어서 실로 엮은걸 말한다. 히말라야 마지막 베이스캠프에서 산신에게 무사귀환을 빌며 묶어놓은 형형색색의 천이 생각나기도 하고, 남산에 사랑을 맹세하면 걸어놓은 형형색색의 자물쇠가 생각나기도 한다.

눈을 자극하는 다양한 색을 만났을때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꺼내는 이유는 거기엔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형형색색의 장면은 자연상태에서는 대체로 불가능하다. 화사로운 봄날 화단의 형형색색의 빛깔을 뽐내는 꽃들도 그것들을 한데 심은 사람이 없었다면 불가능할테니 말이다.


불꽃놀이라면 환장하는 일본사람들... 일본측에서 저녁식사 후에 불꽃놀이를 준비해 줬다.
사진은 유카타가 꽤 잘 어울리는 계원여고 박소연.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불꽃놀이하다가 지우는 작은불똥을 밟아서 엄지발가락 쪽이 살짝 하얗게 익었고, 지수는 목 뒷부분에 벌에 쏘였다. 최근 불꽃놀이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어 즐겁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이 두아이 덕택에 먼저 약품이 있는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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