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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섞인 일상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을 다녀와서, 다소 불편했던 사진전...

by 속 아몬드 2014. 2. 15.

박노해 사진전 <다른 길>에 다녀왔다. 세종문화회관 지하 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그의 사진전은 개인적으로 두 번째다. 



그가 오지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닌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들었던 느낌은 소수민족 인권운동가의 길로 가는건가? 하는 의문과 개인적 방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그의 사진은 국내 독자들에게 그의 행적을 일러주는 지표 정도로만 인식했었다. 


세월이 흘렀다. 그가 방랑인지 유랑인지 인류 구원의 메시지를 얻기위한 순례길인지... 어쨌든 꽤 시간이 흘렀고 사진도 많이 쌓였다. 감정이 동 했을 때만 셔터를 둘렀다 하니 그는 지속적인 감동의 순례를 했다. 그것을 통해 우선 스스로를 구원 한 듯 하다.


쉽게 말해 사진찍으면서 셀프힐링을 했다는...





이번 <다른 길>의 사진전을 보고 놀란 건 우선 작품의 수가 무진장 많다는 것. 이렇게 많은 사진을 나열한 사진전은 매우 드물다. 그리고 이렇게 텍스트가 강조된 사진전도 없을 것이다. 꿈 보다 해몽이라고... 역시 그는 글쟁이다. 


내가 사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다거나 좋은 카메라가 있어 출사를 댕긴다거나 하진 않지만 사진전은 꽤 다녀봐서 보는 눈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사진은 '글쎄'다. 잘 모르겠다. 그가 줌인에 서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달랑 35m 단렌즈 하나 였다고는 하지만 그게 면죄부는 아니다. 그는 그들의 삶에 더욱 깊이 들어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진은 너무 방관자 적이다. 삶이 3인칭시점으로 제일 잘 서술된다고 누가 그러던가? 작가의 표정이 상상될 만큼의 2인칭시점의 끈적한 사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셔터를 누를 당시 박노해의 가슴을 울렸던 장명이라는 건 진실이겠지만 과연 그가 사진을 통해 국내 독자들과의 소통을 고민했는 지는 의문이다. 한바퀴 도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 정도로 사진은 많지만 가슴에 남는 사진이 없다.ㅠ 하지만 그의 텍스트는 내 가슴을 울렸다. 어김없이... 


박노해 사진전을 찾은 사람들에게 사진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답을 찾아야 한다. <다른 길>이 무언지... 우리는 지금 어떤 막다른 길에 놓여있는지 자각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고... 박노해가 텍스트로 일러주는 길을 따라 그가 얻은 힐링의 부스러기라도 줏어 먹어야 한다. 


이런 느낌이었다. 박노해의 사진전 <다른 길>은...



꼭 읽어 보시라. 사진전의 모든 것이 이 글에 있는 듯... / <그 길이 나를 찾아왔다> 글 박노해


<협찬을 거부하고 연예인이 홍보를 도왔다. 그 이유>를 묻는 한 인터뷰 질문에...


"감옥에서부터 유심히 보니 하루아침에 성공하고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더라. 그것이 바로 정부나 재벌인 언론의 지원과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있지만, 정권 바뀌면, 재벌기류 바뀌면, 언론대중성 입맛 어긋나면 하루아침에 망하는 것이다. 


돈은 명령이다. 협찬이 붙는 것이 권위라고 생각되고 있지만 나는 불쾌할 것 같다. 사진으로는 선배이지만 연배로는 후배인 사진작가들에게도 협찬 작가가 되지 말라고 늘 당부했다. 정말 사진에 사명을 가지고 있다면, 비행기 값 구하는 데 전전긍긍 하더라도, 현장에서는 정말 마음이 사무치면 터져 나올 것이다. 그것이 예술 아닌가. 


결핍 속에서도 사무치고, 그렇게 사무치면 그 진정성이 다 통하게 된다. 사람이 영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뚜벅 뚜벅 걸어가야지, 탐욕이 들어서고 비교경쟁과 욕심이, 권위의식이 들어서면 작품을 망친다. 그렇게 시 정신과 작품을 지키기 위해 문단과 사진계에도 발걸음을 하지 않고, 기업 협찬도 받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가수 윤도현, 이효리, 배우 황정민 이런 분이 평소에 내 시를 읽으며 인생에서 가장 방황하고 어려울 때 힘을 얻었나 보다. 


연예인도 시련을 많이 겪는다. 그리고 예술가는 직감으로, 느낌으로 서로 통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편하게 갈 수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저렇게 자기 예술 정신과 영혼을 지키면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나, 우리가 지켜줘야겠다는 이심전심이 서로 통한 것 같다. 현 정권 하에서 얼마나 모험인가. 기획사 반대까지 다 무릅쓰고, 정말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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