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 & 강의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롤랑 바르트의 풍크툼, 스투디움은 알고 시작하자.

by 속 아몬드 2025. 3. 4.
반응형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풍크툼(Punctum)과 스투디움(Studium) 개념은 사진을 해석하는 두 가지 층위로, 그가 저서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 1980)에서 제시한 이론입니다. 바르트는 사진을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감상자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가 형성되는 매체로 보았으며, 이를 두 가지 요소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한일회담 반대시위, 1965>


1. 스투디움(Studium): 사진의 사회적·문화적 코드


📌 정의
스투디움은 사진을 볼 때 우리가 느끼는 일반적인 관심 또는 지적인 이해의 영역입니다.
사진이 가진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사진이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스투디움은 대체로 객관적이고 합의 가능한 의미를 가지며, 감상자의 교육, 경험, 문화적 배경 등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 특징
대부분의 사진은 스투디움의 영역에서 이해됩니다.
스투디움은 감상자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관심의 영역”입니다.
스투디움은 사진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의미를 포함하는데, 여기에는 정치적 메시지, 다큐멘터리적 기록, 미적 요소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쟁 사진을 보면서 "아, 이 사진은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고 있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스투디움입니다.

 

코엔 워싱 <니카라과 1978> 중에서...


2. 풍크툼(Punctum): 사진이 감상자를 ‘찔러오는’ 순간


📌 정의
풍크툼은 사진 속에서 감상자의 감정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예기치 않은 요소를 의미합니다.
‘풍크툼’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찌름(punctum)’을 뜻하며, 감상자의 감정을 갑자기 찌르는 듯한 강한 인상을 주는 요소입니다.
이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 개개인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주관적인 요소입니다.


🔥 특징
풍크툼은 감상자마다 다를 수 있으며, 어떤 사람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풍크툼은 예기치 않게 나타나며, 감상자의 개인적 기억이나 감정과 연결되어 깊은 감동을 줍니다.
풍크툼이 있는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감상자의 마음속에 남는 사진이 됩니다.
바르트는 풍크툼을 “사진 속 작은 세부 요소가 감상자의 마음을 강하게 흔드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 예시
개인의 감정을 건드리는 순간
전쟁 사진에서 처참한 풍경보다 구석에 앉아있는 아이의 눈물이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음.
예기치 않은 작은 디테일
고전적인 가족 사진에서 배경 속 장난기 어린 강아지가 감상자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
개인적 경험과 연결되는 요소
과거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쓰시던 모자와 똑같은 모자를 쓴 사람이 있는 사진을 보고 갑자기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


🖼 예시 사진 분석

📸 루이스 하인 ‘공장 소년’

 

스투디움: 어린 노동자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회적 메시지에 관심을 가짐.
풍크툼: 아이의 슬픈 눈빛이 감상자의 마음을 찌르면서 강한 감정적 울림을 줌.

 

📸 도로시아 랭 ‘이민자의 어머니(Migrant Mother)’

스투디움: 대공황 시대 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적 요소가 있음.
풍크툼: 어머니의 손을 괴고 있는 자세와 걱정스러운 표정이 감상자의 가슴을 찌름.


3. 스투디움과 풍크툼의 차이
구분 스투디움 (Studium) 풍크툼 (Punctum)
의미 일반적인 관심과 해석 개인적인 감정적 반응
성격 객관적, 문화적, 지적인 이해 주관적, 개인적인 감동
감상 방식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의미를 찾음 감상자의 기억과 연결됨
예시 전쟁 사진에서 전장의 상황을 분석 전쟁 사진 속 한 병사의 표정이 강렬하게 다가옴


4. 바르트의 결론: 사진이 특별해지는 순간
롤랑 바르트는 사진이 단순한 기록이나 정보 전달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풍크툼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즉, 모든 사진에는 스투디움이 있지만, 특별한 사진은 풍크툼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그는 어머니의 유년기 사진을 발견하고 깊은 감동을 받았던 경험을 통해, 사진이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과 기억, 감정이 함께 얽혀 있는 강렬한 매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바르트에게 사진은 "그것은-존재했다(Ça-a-été, That-has-been)"라는 본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즉, 사진 속 사람과 순간이 실제로 존재했었으며,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바르트의 개념은 오늘날 사진 이론, 영화 분석, 예술 비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감상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할 때 도움이 됩니다.
풍크툼을 이해하면, 왜 어떤 사진은 강한 인상을 남기고, 어떤 사진은 쉽게 잊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