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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 강의

구스다운 좋아하세요? 산 채로 털 뽑히는 거위의 비극은 아시나요?

by 속 아몬드 2014. 12. 20.

최근 구스다운 제품이 인기다. 아웃도어 관련 제품의 인기는 유별나게 한국에서 뜨겁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등산복은 이제 일상복이 되었다. 그런데 등산복을 일상화 된 나라가 또 있을까? 필자가 알기로는 없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나 중국도 그렇지 않고 동남아시아 구라파 미주 호주 중동... 그런나라 있음 알려주시라.


독일 애들은 3천미터 급 산을 오를 때도 평상복 차림이 더 많고 바지의 경우 등산복이라고 해도 방풍 방수 기능성이 추가된, 겉 보기엔 보통 면바지와 다름이 없다. 등산화도 마찬가지. 한국에서 유행하는 알록달록 복잡한 디자인의 등산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인의 흔한 "패션 파괴" 연예인이 저 정도니...



조금만 이웃시선에서 우리 사회의 일상화된 등산복 차림을 들여다보자.(위 사진) '패션 파괴자' 아닌가?ㅋ 한겨울에 기껏 추워봐야 영하 10도, 제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1천미터급 중반인 남한에서 100만원이 넘는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이 없어서 못팔 정도라니... 괴상한 나라다.


동네 공원이나 동산을 나가 산책하다보면 5천미터급 이상을 상정하고 제작된 코오롱, 노스페이스, 네파 등등의 등산복을 쉽게 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들 그렇게 입고 다니니... 오히려 평상복으로 산책하는게 부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한국의 아웃도어 열풍은 중국 보다 더한 천민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간혹 중국 관광객의 알록달록한 패션을 보고 비웃는 경우가 있는데... 똥 뭍은 개가 겨 뭍은...ㅋ






다시 구스다운으로 돌아가서...  텔레비전을 광고를 보자. 전체 광고의 절반 이상이 통신사와 아웃도어 광고다. 게다가 드라마, 예능프로 특히 유재석의 런닝맨,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강호동 이수근의 1박2일 같은 예능 프로그램 에서는 아웃도어(구스다운 등) 제품의 PPL을 지겹도록 볼 수 있다. 


구스다운 자체는 훌륭하다. 가볍고 보온력이 좋다. 그래서 당연히 비싸다. "내가 내 돈주고 비싼 옷 사입는다는데 왜 난리야?" 이럴지 모르겠다. 그러나 구스다운 제품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알고 나면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거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세계 시장의 새털 중 80%가 산채로 뽑힌 털이다. 당신이 입고 있는 옷도 예외는 아니다. 거위, 오리가 살아있는 채로 뽑힌 털로 만들어진 옷이다. 한 거위에서 3~4번 정도 털을 뽑은 뒤에나 도살하며 도살하지 않더라도 극심한 고통으로 병들어 죽게 된다.


학대받은 거위의 털을 쓰지 않는다며 윤리적 제품 생산을 표방해 온 노스페이스도 실제로는 푸아그라를 만들려고 비정상적으로 기른 거위의 털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북극 주변부에 살던 사람이나 탐험가들이 입던 캐나다구스의 시작은 대를 물려입던 소중한 옷이다. 그도 그럴것이 오랜시간 여러마리의 거위의 죽음을 감당하고 나서야 비로서 한 벌 얻을 수 있는 옷이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수십마리의 거위의 생명을 취한 것이니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단순한 옷(물건)이라기 보다 생명이다. 


만원짜리 솜패딩으로도 한국에서는 겨울을 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만 마리의 거위를 희생시켜 굳이 그 비싼 구스다운을 사 입는다. 샀으면 소중하게 입던가... 몇년 입고 유행이 지났다고 버리기까지 한다. 생명을 물건으로 보는 것이다. 소모품인 게다.


우리는 동물(자연)의 역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윤리적 소비, 도덕적 소비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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