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Martin Luther, 1483-1546)의 아내인 카타리나 폰 보라(Katharina von Bora, 1499-1552)는 맥주 양조에 능숙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카타리나는 원래 수녀였으나, 1523년 다른 수녀들과 함께 수도원을 탈출해 루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후 1525년 루터와 결혼하게 되었죠. 당시 그녀의 나이는 26세, 루터는 42세였습니다.
카타리나는 루터가 살던 비텐베르크(Wittenberg)의 수도원 건물을 가정으로 바꾸고, 그곳에서 가정 경제를 꾸렸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집안일만 했던 것이 아니라, 상당한 사업 감각을 발휘했습니다.
카타리나는:
맥주 양조: 당시 물이 오염된 경우가 많아 맥주는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중요한 음료였습니다. 카타리나는 수도원 내에서 맥주를 직접 만들어 가족과 손님들에게 제공했으며, 때때로 판매도 했습니다.
농장 관리: 가축을 기르고, 채소를 재배하며,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농장 운영을 주도했습니다.
숙박업: 루터의 집에는 종종 학생들과 방문객들이 머물렀는데, 카타리나는 이들을 돌보고 숙박을 제공했습니다.
카타리나는 루터의 가정 경제를 크게 안정시켰으며, 루터는 그녀를 매우 존중했습니다. 루터는 그녀를 "나의 주인, 나의 하우스마이스터(Hausmeister)"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현했죠.
카타리나의 맥주 양조는 단순히 가정 내 역할을 넘어서 루터가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유지하고, 종교 개혁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역할은 종교 개혁 역사에서 자주 간과되곤 하지만, 당시 여성으로서 매우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카타리나 폰 보라가 만든 맥주는 어떤 스타일이었을까?
카타리나 폰 보라가 만든 맥주는 당시 독일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만들어졌던 가정식 에일(Ale)에 가까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세 독일에서는 "케일 비어(Kellerbier)" 또는 "란트비어(Landbier)" 스타일과 유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카타리나의 맥주 스타일 예상:
상면발효(Ale): 당시 냉장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맥주는 상온에서 발효되는 에일 스타일이었습니다.
탁한 외관: 현대 맥주처럼 필터링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탁했을 것입니다.
낮은 탄산: 자연 발효로 발생한 탄산만 있었기 때문에 탄산감이 약했을 것입니다.
허브 및 향신료 사용: 당시에는 홉(Hop)을 사용하지 않거나 소량만 사용했으며, 대신 허브나 향신료(예: Gruet)를 첨가해 쓴맛과 풍미를 더했습니다.
알코올 도수: 비교적 낮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 대신 식사와 함께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약한 도수의 맥주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 현대 맥주와 비교한다면:
케일 비어(Kellerbier):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전통 맥주로, 여과되지 않아 탁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란트비어(Landbier): 독일 농촌 스타일의 맥주로, 투박하지만 풍부한 몰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종(Saison) 또는 그루이츠(Gruit): 허브와 향신료를 사용한 맥주 스타일로, 홉 대신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던 점에서 비슷할 수 있습니다. 카타리나의 맥주는 현대의 크래프트 맥주 붐 속에서 "역사적 재현 맥주"로 만들어진다면 꽤 흥미로운 스타일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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