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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영화 관람 리뷰

언어의 정원 리뷰, 신카이 마코토 2013년 작_여름 장마의 끝자락에서 피어난 사랑

by 속 아몬드 2013. 10. 16.


언어의 정원(The Garden of Words, 2013)


일본 애니메이션, 로맨스/멜로

감독 : 신카이 마코토

출연 :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히라노 후미, 마에다 타케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초속 5센티미터>를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진 감독이다.

<초속 5센티미터>는 벚꽃(사쿠라) 잎이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는 속도를 표현한 것이다. 벚꽃이 지는 계절을 표현하는데 과감하게 벚꽃을 중심에서 빼고 바람과 중력이라는 자연의 불변의 법칙을 중심으로 가져와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그래서 더 아름다운 사랑을 "초속 5센티미터"로 표현했다. 제목만 봐도 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얼마나 감각적인지 알 수 있다. 안 본 사람은 챙겨 보시고...


암튼, 이번 영화 <언어의 정원>은 조금 다르다.

46분. 짧은 영화인데...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간결하지만 이제껏 없던 만남(소통)의 강렬한 의지를 내비친 영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소통의 중요성...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타카오(남자 주인공)가 신발을 만드는 것은 타인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풀어가려는 설정이다. 위 스틸컷(여인에게 꼭 맞는 신발을 만들기 위해 발을 만지는...)이 그 대표적인 장면인데... 감독은 이 장면에서 일종의 은유적인 섹스를 표현 했다고 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에게 대중이 기대하는 가장 첫번째는 빼어난 영상미가 아닐까싶다. <언어의 정원>은 대중의 그 기대에 200% 부흥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 비가 그치고 빗방울 위로 부서지는 햇살, 사물의 디테일, 타카오가 구두 스케치 하는 장면 등등 전반적으로 빼어난 영상미 때문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위해 콘티 작업을 iphone을 이용해 '비디오 콘티'를 찍었다고 한다. 아내의 목소리를 첨가해 바로바로 dropbox에 저장해 가며 작업 했다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개인적으로 어릴때 부터 비를 좋아했고, 비를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에 비를 중심으로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할때 주위에서 "회색 빛의 영화"가 되지 않겠냐고 우려를 했지만, 본인은 비를 특히 여름의 장마를 아름답고 투명하게 표현할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언어의 정원>에서는 비를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색다른 기법을 썼다고 하는데...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인물의 음영을 표현 할때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으로 표현하는데 <언어의 정원>에서는 윤곽선에 녹색이 반사하는 선을 추가 했고, 그래서 독특한 영상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46분이라는 짧은 영화가 된 이유는 처음 이 영화 <언어의 정원>을 구상할 때 부터 필연적으로 46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극장 개봉은 힘들겠다고 판단. 그러나 요즘 테블릿, 스마트폰 lcd 화질이 스크린의 화질 보다 좋으니까 이번 기회에 손안에서 눈에 가까운 위치에서 애니메이션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극장 개봉과 동시에 아이폰 itunes에서도 만날 수 있게 했다고... 


다만, 과도한 간접광고(PPL)는 반대다. 나도 개인적으로 산토리 프리미엄 몰트, 산토리 킨무기 리치몰트 좋아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 생생한 PPL은 당혹 스럽다. 휠라 셔츠도 너무 눈에 띄고... 광고주에게 너무 충직한 감독은 별로다.



줄거리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 타카오는 비가 오는 날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빼 먹고 도심의정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하러 간다. 어느 날 우연히 유키노라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 만남이 나중에 그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지 다카오는 알지 못한다.

그녀는 그보다 연상이나 그리 현명해 보이진 않으며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듯한 여인이다.

그렇듯 나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은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정원에서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비록 이름도 나이도 알지 못하지만 걷는 법을 잊어버린 그녀를 위해 타카오는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갈 무렵 그들 사이에는 뭔가 말하지 못한 것들이 남아 있는 듯하다.

과연 타카오는 그의 감정을 행동이나 말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빗줄기 사이로 그리고 폭풍의 적막함 속에 언어의 정원에는 무슨 꽃이 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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