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 & 강의

기타강좌 - 신(新) 기타스토리 17

by 속 아몬드 2011. 3. 14.

2010.07.15. 목요일

파토

 

 오늘은 오랜만에 강의에서 벗어나 칼럼을 함 써 보자.

 

 

내가 기타선생을 안 하는 이유

 

 

어렸을 때 기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대개 청운의 꿈을 꾸게 마련이다. 음악적인 욕심이나 표현에 대한 욕구만큼이나 비디오에서 봤던 멋진 연주, 화려한 무대와 웅장한 사운드를 내 스스로 구현해 보고, 나아가 명성과 부를 거머쥔다… 비록 우선 순위의 차이는 있고 이렇게 구체적이고 명료한 건 아니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식이다. 그런 점은 본 오부리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옛날 구 기타스토리 초창기에도 쓴 적 있지만 음악계의 냉엄한 현실은 저런 것들의 실현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신념을 갖고 도전해 보라는 말들도 하지만, 그건 대개 성공한 극소수가 하는 이야기다. 지가 이미 성공한 입장에서야 그런 말 누가 못하냐.

 

실제로는 니들도 아래 인물들 중 하나가 되지 않으란 법 없다.

 

 



       

그리고 연주자로서의 성공 여부는 단지 실력 문제가 아니라 당대의 음악적 경향이나 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즉 재능과 노력만으로 꼭 성공할 수도 없는 게 이 바닥이란 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수입이 되는 클럽신도 없다시피 하고 세션 수요도 많지 않고 라이브나 뮤지컬 같은 연주 기회도 흔하지 않다 보니 부와 명예는커녕 입에 풀칠하는 것도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기타를 위시한 악기 연주자가 그걸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가장 안정된 방법은 학생들에게 연주를 가르치는 거다. 연주능력이나 지명도, 학위 등등에 따라 개인교습부터 동네학원 선생, 실용음악학원 강사, 대학의 실용음악과 교수 등 영역도 이제는 상당히 다양해져 있고, 해외 유학파를 포함해 많은 연주자들이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가지 딜레마가 있다. 이런 흐름 하에서는 결국 음악 교육이라는 것이 ‘교사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되어 버린다는 거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음악 교육을 통해 아티스트가 양성돼야 맞다. 그 아티스트들 중 뛰어난 뇬넘들이 새롭고 창조적인 음악들을 만들고 그 결과 빛을 보게 되는 거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이 나라엔 거의 없다. 열라 연습하고 돈 써가면서 학교 다니고 유학 가고 학위 따고는 자기랑 똑같은 입장의 학생들 가르치면서 먹고 살고, 그렇게 배운 학생들은 또 그걸 반복하고..

 

이러다 보면 결국 저 사슬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제자들의 학비로 먹고 사는 거고, 나아가 연주바닥 전체를 학부모들이 내는 수업료로 먹여 살리는 형태가 되는 거다. 선생과 학생들 사이에서 아래로부터 위쪽으로 돈이 공급되는 닫힌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 구조는 외부 세계나 실제 음악계, 진짜 아티스트들의 세상과는 별 관련 없는 묘한 밥벌이 시스템으로 전락하게 된다. 머 이 사람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현재 연주바닥의 현실이 이렇다는 거다.

 

맨 첨에 이야기했듯이 기타를 시작하면서부터 꿈이 기타 선생인 녀석은 없다. 그들이 많은 시간 연습하고 또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는 것은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들은 그들 대부분에게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오부리는 기타를 가르치는 일이 결국은 누군가의 환상을 이용하고 암울한 뮤지션의 현실에 대해 침묵하는 댓가로 돈을 버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 거다.

 

오부리도 안다. 모든 경우가 이런 건 아니라는 거. 내가 가르친 분 중에도 나이도 들고 어릴적 취미를 되살리기 위해 기타를 배운 사람도 있었고, 그 외에도 많은 예외가 존재한다. 그러나 십여 년 전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전문 실용음악학원과 대학들과 관련되어서는 대체적으로 이런 오부리의 시각이 그리 틀리진 않을 거다.

 

물론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기타를 배우려는 어린 학생들 역시 어렴풋이나마 이 바닥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알고, 이에 동의한 상태에서 인생에 모험을 걸 각오가 된 상태에서 배우는 걸 거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진짜로 현실의 여건들을 깨달은 걸까. 나는 예외일 거라는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는 건 아닐까.

 

머 이렇게 따지면 결국 아무도 기타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 그건 좀 곤란한 소리긴 하다. 오부리가 하고 싶은 말은, 학생이 교사가 되고 그 학생이 또 교사가 되면서 서로 먹여 살리는 관계, 이런 차원을 벗어난 좀 더 풍성하고 활기차고 창조적인 연주바닥이 될 수는 없는 것인지, 그게 갑갑하다는 거다.

 

그럼 오부리는 죽어도 기타선생은 안 할 거라는 뜻...? 머 그건 아니다. 오랜 세월 해온 특기고 나름 나도 유학판데 먹고 살 방법이 없으면 해야지 어쩌겠냐. 다만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성인들 위주로 하고, 혹시라도 어린 친구들을 가르치게 되더라도 이런 이야기들을 미리 다 해줄 거라는 뜻이다. 아니면 찝찝할 거 같아서.

 

그리고 이 지면을 빌어 열분들한테도 이 이야기를 함 해 드리는 거다...

 

 

아래는 심심풀이 기타 퀴즈. 답은 다음 시간에.

 

 

1.    스테어웨이 투 헤븐 솔로는 지미 페이지가 녹음 중 즉석에서 때린거다.  (O  X)

 

2.    잉베이 맘스틴과 성남 시장 이재명은 동갑이다.

 

           

 

3.    랜디 로즈는 사망 직전 이미 오지 오스본 밴드를 떠나기로 맘먹고 있었다.

 

 

4.    게리 무어는 왼손잡인데도 오른손 기타를 친다.

  

게리무어의 연주시 표정은 중딩때부터

오부리 주변에서는 놀림의 대상이었다


 

 5.  파토는 폴 길버트와 만나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럼 담 시간에 다시 주입식 과외 '기타의 신' 시리즈로 돌아간다.

 

 

 

 

트위터: patoworl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