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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 강의

기타강좌 - 신(新) 기타스토리 18

by 속 아몬드 2011. 3. 14.

2010. 08. 06. 금요일

파토

 

 

여자는 이쁜데 기타는 어디 있냐구?

왜 꼭 있어야 하지?

 

 

이제 기타의 신 시리즈로 다시 돌아가는데, 그간 하던 이론보다는 실기 테크닉 관련한 기본에 대해 썰을 당분간 좀 풀어 보자. 이론 생각하기가 요즘 좀 귀찮아서리.

 

옛날 고리짝 기타스토리에, 다운피킹만으로 밴 헤일런 이럽션을 연주하던(아 물론 태핑 파트 말고 나머지) 캐나다인 이야기를 썼던 적이 있다. 물론 연주를 잘하지도 못했거니와, 이런 짓은 두팔 멀쩡한 복서가 한 손으로만 경기를 하는 거나 다름없다. 한 마디로 우둔한 짓이다.

 

업피킹이 다운피킹에 비해 어렵다 보니 처음부터 피해서 결국 이렇게 된 건데, 이걸 무슨 개성인 것처럼 떠벌이고 있었다. 10년전에 본 사람인데 만약 지금까지 이걸 극복하지 못했다면 아직도 밴쿠버 기타샵들에서 바보 취급을 받고 있을 거다.

 

요즘은 기타 학교가 많이 생겨서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독학으로 시작하는 사람이 많은 기타라는 악기의 특성상 이상한 버릇이나 잘못된 자세가 굳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아주 유명한 연주자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 우원이 영국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던 비니 무어는 연주 중 오른쯕 어깨를 계속 들썩이며 허우적대는 습관이 있었다. 본인도 그걸 알고 있다. 한편 마티 프리드만은 피킹하는 오른손의 손목을 묘하게 비틀어 치는데, 그 역시 안 좋은 폼이라면서 따라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분명 자연스런 폼은 아닌데 잘 치니 할 말이 없긴 하다

 

 

암튼 기본기를 일단 잘못 잡으면 평생 고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부 잘난 넘들의 예외가 있다 한들 우리는 정도(正道)를 가야 되는 거다.

 

그럼 기본기의 정도는 뭘까? 아래 한번 열거해 보자.

 

 


 

 

일단은 기타 칠때 몸에 힘을 빼는 거다.

 

이게 쉬운 것 같지만 의외로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믿어지지 않으면 지금 당장 기타를 들고 앉아서 평소처럼 함 쳐 봐라. 목부터 어깨와 팔꿈치, 손목, 손가락 끝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물론 등과 허리, 옆구리, 심지어는 양 미간에 이르기까지 오만 군데에 힘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챌 거다.

 

특히 빠른 거 치기 좋아하는 서대문파들백프로다.

 

이건 그냥 힘 안 줘야지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몸의 구석구석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며 하나씩 힘을 빼 줘야 하고, 연주 중에 불필요한 힘이 다시 들어가지 않았는지 자주 체크를 해 줘야 된다.

 

그럼 왜 힘이 들어가는 게 안 좋을까. 일단은 건강에 안 좋다. 기타 연주는 빠르고 집중된 움직임이 요구되고, 그런 상태로 하루에 10시간 이상씩을 연습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힘주고 있다가는 나중에는 근육통 관절통 디스크 등등 무서운 질병들이 엄습한다. 반드시. 늙어서 고생 안할려면, 최악의 경우 기타를 못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이 부분 반드시 챙겨야 된다.

 

그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면 리듬감에 안 좋다. 제 아무리 빠르고 타이트한 리듬이라도 몸이 긴장된 상태에서는 제대로 나오지 않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 있으면 연주외적인 부분에 쓸데없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어떤 연주를 하던 기본적으로 릴랙스 해야 되는 거다. 비슷한 이야기지만 연주할 때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등을 동그랗게 말고 치는 것도 무지무지 안 좋고, 다리 꼬고 치는 것도 허리와 다리에 큰 무리를 주게 된다는 사실.

 

 

두 번째 기본기의 정도는 어깨와 팔꿈치, 손목, 손가락의 연계 동작이 유연하고 잘 배분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다. 크리스 임펠리테리나 스티브 모스는 엄청난 속주 연주자인데도 거의 팔꿈치만 흔들어서 속주를 한다.

 

 

 

 

근데 이거, 별로 안좋다. 아무래도 섬세한 동작이 안나오고 팔꿈치에 무리가 가고, 손목이 너무 굳어져서 유연한 리듬감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도 크리스는 저렇게 잘만 치는데 왜 나는 안돼…? 이런 반항심이 일어난다면, 수퍼맨은 망토만 걸쳐도 나는데 우린 왜 비행기 타야 되냐는 답으로 대신하련다.

 

오부리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움직임은 폴 길버트의 것이다. 어깨는 흔들리지 않고 묵직한 팔꿈치와 섬세한 손목의 움직임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 폴은 쪼아내는 듯한 깔끔하고 정교하면서도 힘찬 피킹으로도 모델이 될만한 연주자니 그 부분도 눈 여겨 보자.

 

 

 

 

 

 

 

세 번째 정도는 다운피킹과 업피킹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는 거다. 다운피킹과 업피킹의 철칙은 아래와 같다.

 

1.    두 피킹의 세기가 거의 같아야 한다

2.    두 피킹의 톤이 거의 같아야 한다

3.    두 피킹의 속도가 거의 같아야 한다

4.    두 피킹은 리듬 속에서 선택되어야 한다

 

1~3 번에서 거의란 말을 굳이 집어넣은 건 이 두 가지 피킹은 절대 똑같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른손잡이 복서가 제 아무리 왼손을 발달시킨다 한들 오른손 스트레이트나 훅 같은 강도와 속도가 왼손에서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다운피킹과 업피킹은 분명 다르고 다른 점을 살려야 할 때도 많지만, 그렇다고 그 둘의 차이가 원하지 않을 때도 늘 드러나 버린다면 연주의 일관성은 사라진다.

 

리듬 속에서 선택되어야 한다는 건, 소위 말하는 거짓피크와 관련된 거다. 일반적으로 다운과 업을 반복해서 쓰는 게 원칙이지만 단순 반복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되는 것이기 때문.

 

 

리듬  :   1  2  3   4   5  6   7  8  (한 마디, 8 분음표 8개의 8비트)

피크  :   D  U  D  (U)  D  U  D  (U)

 

 

위에서 괄호친 부분은 거짓피크, 즉 실제로는 피킹을 하지 않는 부분이다. 요걸 연주하면 이제 다라다 다라다이런 식으로 들릴 거다. 거짓피크가 없이 모두 피킹한다면 다라다라다라다라가 되는 거고.

 

여기서 중요한 거는 4번째 음을 실제로는 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5번째음은 반드시 다시 다운피킹이 되어야 한다는 거. 다운업을 교대로 한답시고 여길 업으로 쳐버리면 리듬이 다 흐트러져 엉망이 된다. 이건 리듬기타 연주뿐 아니라 솔로에서도 최대한 지켜가야 하는 부분(다만 빠른 연주 속에서는 때로 완벽하게 안될 수는 있다).

 

마지막으로 매우 중요한 왼손과 오른손의 조합, 즉 코디네이션을 처음부터 잘 맞춰 가야 한다. 기타는 피킹을 하는 오른손의 피크와 현을 누르는 왼손 손가락이 맞부딪치는 순간 소리가 나는 악기라서, 활로 문질러 연주하는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와는 조음 메커니즘이 많이 다르다. 그만큼 왼손과 오른손의 정확한 일치가 중요하고 속도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피킹법에 대한 많은 연구와 함께 왼손 핑거링과의 조합을 위한 물리적인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걸 해내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디스토션이나 딜레이, 리버브 등이 걸려 있지 않은 생톤으로 연습을 많이 해야 하고, 각각의 음이 제대로 나는지 수시로 확인(녹음도 해 보면서) 해야만 한다.

 

소위 크로매틱 연습이나 각종 기계적인 연습은 이걸 위해서 하는 건데,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 논쟁이 있다. 스티브 바이나 폴 길버트, 존 페트루치 등은 나름의 손가락 연습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위한 교재와 교본 비디오를 낼 정도로 이 기계적인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원조 속주기타리스트라고 할 잉베이 맘스틴은 그런 연습은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음악적인 연주만으로 스피드를 키웠다고 한다.

 

 


잉베이의 잘난척은 알아줘야 하지만

연습 방법에 관해서는 사실을 말하는 듯

 

 

오부리는 과거 기계적인 연습의 유용성을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크로매틱 등 비음악적인 연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불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손가락 움직임 만을 위한 연습은 실제 연주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고, 재미가 없어서 연습의 의욕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성격과 적성의 문제일 수도 있으니 정답은 없는 건지도 모른다.

 

오늘은 이쯤 하고 다음 시간에는 테크닉 연습을 위한 예제들로 접근해 보도록 하자.

 

 

<지난 시간 문제의 답>

 

1.    스테어웨이 투 헤븐 솔로는 지미 페이지가 녹음 즉석에서 때린거다.

 

? 정답은 O.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완성도 높은 솔로로 인정받고 있는 이 연주는 실은 즉흥연주였다.

 

 

2.    잉베이 맘스틴과 성남 시장 이재명은 동갑이다.

 

 

? 역시 O. 둘 다 1963년 생. 잉베이의 동안보다 이재명의 노안이 경이로울 뿐.

 

3.    랜디 로즈는 사망 직전 이미 오지 오스본 밴드를 떠나기로 맘먹고 있었다.

? 역시 O. 랜디는 술과 마약에 찌든 오지의 생활에 지쳐 음대에 진학, 클래식 기타를 전공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4.    게리 무어는 왼손잡인데도 오른손 기타를 친다.

-> 이것도 O. 왼손잡이 기타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냥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사실.

 

5.    파토는 폴 길버트와 만나 이야기한 적이 있다.

? 역시 O. 본지의 오랜 독자라면 우원이 딴따라딴지 시절 폴 길버트와 독점 이너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할 거다

 

 

 

그럼 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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